[침묵의 미술관] 배웅



엄마 몰래 집에 들어왔다. 이런 일은 한두 번이 아니기에 식은 죽 먹기다.
빠르게 내 방에 들어와 창문을 열었다. 창문을 열면 아저씨가 보인다.

아저씨는 나한테 손을 흔들어줬고 나도 흔들어 줬다.
오늘도 아저씨한테 고민을 털어버렸다.

아저씨랑 같이 있으면 고민을 털고 의지하게 된다. 아저씨가 편하고 내 말을 잘 들어줘서 그런가... 같이 있으면 왠지 모를 편안함이 있다.

아저씨는 잘 자라고 소리없는 인사를 전했다. 나도 똑같이 입모양으로 인사했다.
서로 인사를 나누고 나는 아저씨가 가는 모습을 봤다. 일종의 습관이다.


아저씨는 오른쪽 골목으로 걸음을 옮겼다.

이상하네 평소에는 왼쪽으로 가는데. 그러고보니 오른쪽에 누가 있었던 것 같았는데 내가 잘못 봤나?

몸을 내밀어 밖을 봤지만 이미 그 누군가도 아저씨도 사라진 지 오래였다.
어쨋든 딱히 상관없었다. 그냥 지나가는 누군가였을지도 모르니까.






스토리텔러 : 김현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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