갑자기 깬 탓에 정신이 없었다. 그런 와중에 들을 수 있었던 건 하나였다.
이 장소가 미술관이고, 이름이 침묵의 미술관이라고 하는 것.
미술관 이름이 침묵의 미술관 … 촌스럽다고 생각했다.
-침묵의 미술관이요...? 여기 미술관 이름이 침묵의 미술관이에요?
-지금은 그렇게 불리고 있답니다. 그리고 저는 이 미술관의 안내를 맡은 안내원이라고 합니다.
-아, 어 네. 안녕하세요?
그런데 잠깐만. 내가 왜 미술관에 있지?
평소에 미술이나 예술에 관심 같은 건 없어서 이런 곳에 올 생각도 안 하는데.
가만히 앉아 주변을 둘러보고 있으니 안내원이 일어났다.
-저를 따라와 주세요. 보여드릴 작품이 있습니다.
-작품이요?
-네. 이 미술관에서 단 하나밖에 존재하지 않는, 특별한 작품입니다.
-그런 걸 제가 봐도 되는 걸까요?
내 말에 안내원은 따라오라는 듯 천천히 발걸음을 옮겼다.
발을 움직일 때마다 또각 소리가 내 귀에 들려온다.
-예술을 감상하는 것은 누구든 제한할 수 없다, 이 미술관의 규칙입니다. 그러니 걱정하지 말고 따라와 주세요.
-아, 네…
난 그런 뜻으로 말한 게 전혀 아닌데…
내 말을 이해하지 못한 건지 안내원은 그저 길을 따라 걷고 있었고 나를 그 뒤를 따랐다.
안내원이 걸음을 멈추고 길을 비켰다.
-천천히 감상 하시길 바랍니다.
스토리텔러 : 김현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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