또각
또각
또각
항상 똑같은 소리가 들린다. 내 구두 소리.
이 공간에서 이렇게 걷는 것도 몇 번째인지 모른다.
살아 숨 쉬는 것들의 이야기를 듣고 지나가는 나그네 하나 없이 시간을 흘린다.
-역시 아무도 없는 곳은 지루하네요. 누군가 온다면 즐거울 텐데.
이곳에 찾아온 손님이라던가, 이 장면으로 넘어온 손가락이라던가.
또각, 또각,
한 복도를 지나 코너를 돌고 그림이 가득한 방에 도착한다.
누군가 존재하는 방은 작품의 소리가 달라진다. 소 란 스 럽 다 .
예상대로 누군가 누워있다. 차고 딱딱한 바닥에 누워있다.
이대로 가만히 둘 수는 없다.
깨워야 했다.
나는 앞에 누워있는 사람의 어깨를 가볍게 흔들었다.
-일어나세요, 이서인 씨. 여기서 주무시면 입 돌아갈지도 몰라요.
이서인이 일어나고 나는 내 소개를 했다.
-안녕하세요. 저는 이곳, 침묵의 미술관의 안내원 입니다.
스토리텔러 : 김현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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