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침묵의 미술관] 다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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빈 컵을 드니 속이 울렁거렸다.

곧이어 정신이 아득 해졌다. 어지러움이 가득한 머리를 잡고 잠시 가만히 있으니 눈앞에 한 장면이 재현되기 시작했다.

 

쾅-


-이게 지금 무슨 짓이야

-엄마가 나한테 해준 게 뭐가 있다고 그래? 내 방에서 나가, 가!

 

방에 들이닥친 두 여성은 눈앞에서 갑작스러운 실랑이를 벌인다.

 

-이게 당최 무슨 상황인지?

 

영문 모를 싸움에 몸이 먼저 반응했다. 한 편으로는 소용없다는 걸 알면서도 몸은 자동적으로 움직였다.

그들을 말리려는 찰나 비교적으로 어린 쪽이 벌컥벌컥 물을 마신다.

 

-너, 그럴 거면 이 집에서 나가. 


그때 중년의 여성이 소녀의 컵을 가로챈다.

 

 촤악 

물은 그대로 방바닥에 흩뿌려진다.


-정말 이렇게까지 해야 해? 제발 그만 좀 해.

 

순식간에 벌어진 일에 당황도 잠시, 소녀의 말을 무시한 채 여성은 웅덩이를 밟고 그대로 방을 나선다.


-이 에서 도대체 무슨 일이 벌어진 거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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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토리텔러 : 최규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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