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침묵의 미술관] 착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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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어때요. 감동적이지 않아요?

- 무슨 짓을 한 거에요. 저에게는 이런 기억이 없어요! 아무리 기억을 잃은 상태였다지만 확실해요.

- 물론이죠. 제가 만들어 낸 시나리오니까요. 마음에 들죠?


안내원이 웃으며 말하자 나는 뒤로 주춤거렸다.

무슨 소리를 하는 거야, 저게. 뭘 만들어? 시나리오?

그러니까 방금 본 저 상황이 저 사람이 꾸며낸 거라고?


- 너무 죽음으로만 가면 재미가 없잖아요? 그래서 특  별  히 해피엔딩으로 하나 넣어봤어요. 

- 장난치지마! 니가 만들어낸 거라며! 근데 그게 어떻게 해피엔딩인데,

- 뭐 어때요. 재미있잖아요. 거부하지 마요. 그래봤자 당신이 영원히 이 미술관의 '작품'이 되는 건 변함없으니까요. 다시 돌아가서 그대로 보여지는 거나 한 번 다시 보고 와요. 당신이 여기서 할 수 있는 건 아무것도 없으니까요.


방금 보여진 건 이미 지나간 상황이자, 당신이 작품이 되는 건 "스토리"이니까요.




아, 그래도 당신은 좀 다르게 봤어요.

어떻게 나오나 일부러 숨겨놨는데 발견했을줄이야.

호기심은 아주 중요한거죠. 그 호기심을 갖고 살아가셨으면 좋겠네요.

당신이 살고 있는 세계는 아주 만만치 않답니다.

그럼, 안녕히.





스토리텔러 : 김가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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