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엄마, 애가 전에 말했던 내 친구에요. 이름은 이서인.
- 안녕, 서인아. 이야기 많이 들었어.
안녕하세요. 나는 최대한 예의 바르게 고개를 푹 숙였다. 아빠 없는 티를 내지 말라는 엄마의 지침이었다. 친구 엄마는 이리저리 둘러보더니 말했다.
- 엄마는 안 오셨니?
- 오늘 회사에 일이 있어서 바쁘다고 하셨어요.
- 아, 맞벌이시구나. 그래도 한 번 오셨으면 좋았을텐데. 서인이 발표 잘하더라.
- 감사합니다.
글쎄요, 엄마가 과연 제 발표를 보려고 굳이 학교에 오실까요?
설령 오더라도 당연히 잘해야 한다는 듯이 생각할걸요.
- 서인아, 오늘 학교 일찍 끝나니까 같이 밥 먹자. 나 벌써 배고파.
- 그래, 아줌마가 맛있는 거 사줄게. 같이 가자.
예의 바르게 감사하다고 말했다.
친구랑 아줌마와 함께 양식집으로 가 밥을 먹었다. 친구는 엄청 맛있다며 오늘이 자기 생일이었으면 좋겠다고 했다. 난 이런 거 얼마든지 먹을 수 있는데. 그럼에도 굳이 티를 내고 싶지 않아, 나도 그랬으면 좋겠다고 받아쳤다. 아줌마의 입꼬리가 씰룩거렸다.
- 치워드리겠습니다.
직원이 음식을 치운 후, 나가는 길에 나를 다시 붙잡았다.
- 학생, 선물로 주는거에요. 다음에 또 와요.
직원이 나에게 건네준 건 자그마한 사탕 여러 개였다.
스토리텔러 : 김가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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