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말 이렇게까지 해야 해? 제발 그만 좀 해.
소녀의 물음을 무시한 채 중년의 여성은 방을 나갔다.
방에 홀로 남겨진 그녀는 축축해진 방바닥을 뒤로 하고 머리를 쓸어 넘겼다.
침대에 걸터앉아 고민에 빠져 있었다.
소녀는 굉장히 불안해 보였다.
안 돼, 절 대 안 돼
그 누 구 도 알 아 선 안 돼
하지만 소녀가 무얼 할 것도 없이 중년 여성은 금방 방에 다시 돌아왔다.
-날 막는 이유가 있을 거 아냐. 도대체 뭘 숨기려는 거야?
중년 여성의 말에 소녀는 묵묵부답이다. 마치 무언가 숨기는 것처럼.
-제발 말 좀 해줘. 왜 이렇게까지 이 편지에 집착하는 건데? 이 편지가 너한테 뭐라도 돼?
소녀는 편지라는 단어를 듣자 고개를 들었다.
순간 어린 나이답지 못한 살기 어린 눈빛이 보였다.
온몸에 소름이 돋을 정도로.
-솔직히 말해 봐.
-무슨 상관이야. 신경 꺼. 아무것도 아니라고 말했잖아.
-그럼 보여줘 봐. 직접 두 눈으로 확인해야겠어.
소녀는 이 상황이 답답한지 옷장 문을 열어 짐을 챙기기 시작했다.
침대 위로 옷더미가 쌓여 갔다.
스토리텔러 : 최규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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